2025년 11월 17일, 마산문화예술센터 시민극장에서 <실종> 공연이 있었습니다. 경남대학교 디지털공연영상학과 재학생들이 만든 이 공연에 대한 후기를 작성중입니다.
<실종>은 최문애가 2008년에 쓴 자전적 단막극의 제목입니다. 창작 글쓰기로 생계를 꾸리며 살기로 결심한 젊은이가 권위주의 계급사회 속으로 발을 내디딜 때 겪는 상황을 묘사하는 내용입니다. 이 희곡은 200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된 이후로 거의 매년 끊이지 않고 공연되고 있습니다.
이 공연들은 최문애 본인에 의해 기획된 것이 아닙니다. 비슷한 상황에 처한 수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무대에 올렸습니다. 대학교 동아리, 직장인 동호회로 모인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고민을 담아 표현하는 희곡으로 <실종>을 선택한 것입니다. 극본이 발표된 시점으로부터 세월이 지나도 이 고민과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 자신이 꿈꾸는 세계와 그 세계를 억압하는 현실 사이의 갈등 속에서 본인의 세계가 '실종'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.
이 현상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인지도 모릅니다. 세상 이치가 원래 그렇다고 납득해버려야 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. 하지만 세상에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도 있고 납득해서는 안 되는 일도 있습니다. 계속되는 <실종>공연은 자신의 세계가 오간 데 없이 사라져야만 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끈질긴 주장입니다. 본 웹사이트는 이 주장을 목격하고 지지하고 기록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. 언젠가는 젊은이들의 꿈이 성숙할지언정 실종되지는 않는 세상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.